11월엔 텍스트힙 충전! 강화도에서 즐기는 북스테이 공간 3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독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독서의 계절인 가을을 맞아 야외도서관이 열리는 곳도 있고, 책을 읽기 위해 일부러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도 눈에 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북스테이가 최고의 여행이 아닐까? 책장 넘기는 행복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강화도 북스테이 3곳을 소개한다.
시골감성을 좋아하는 책 마니아를 위한, 책방 국자와 주걱
마치 맛집처럼 들리는 이 책방의 이름은 책방 주인장의 지인인 함민복 시인이 지어주었다고 한다. 국자와 주걱으로 음식을 나누듯이 책을 통해 지식뿐 아니라 삶과 정을 나누는 공간이 되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이다. 혼자만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이 아닌 함께 나누는 국자와 주걱이라니, 이름만으로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책방의 내부 역시 이름처럼 정겹고 넉넉하다. 조용한 시골 동네에 자리한 옛집을 개조해 만들었는데, 눈에 띄는 간판이 없어서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이다. 무언가를 파는 상점이라기보다는 가정집 같은 편안한 분위기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장이 살던 집을 책방으로 꾸몄다.
도시에서 살던 주인장은 이 집이 마음에 들어 정착했고, 그저 책이 좋아서 책방을 시작했다. 그러나 문을 연 2015년 무렵만 해도 동네책방이나 북스테이가 지금처럼 대중적이지 않아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음알음 찾아왔다고 한다. 볕이 잘 드는 작은 마당을 지나 책방에 들어서면 진짜 집 같은 공간에 자연스레 신발을 벗게 된다. 거실 진열장과 낮은 탁자에는 책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으며, 잠시 앉아 책을 읽을 자리도 마련돼 있어 책에 푹 빠질 수 있는 분위기다.
이 책방의 매력을 완벽하게 느끼려면 하룻밤 묵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북스테이 이용객은 거실과 연결된 두 개의 방을 사용하는데, 방문만 열면 책방 전체가 나만의 서재가 되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머무는 동안에는 마음껏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다. 특히 책방의 손님이 모두 떠난 밤에는 온전히 나만의 책 여행을 떠날 수 있다.
[TIP] 작가와의 만남, 책방 콘서트 같은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니 방문 전 홈페이지 공지를 확인하자.
- 주소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428번길 46-27
- 이용시간(책방) 매일 11:00~18:00, 사정에 따라 변동 가능
- 웹사이트https://instagram.com/9ookja_jooguk.bookstay
책 읽는 행복한 나른함, 책방시점
햇살과 책, 고양이가 어우러지는 포근하고도 나른한 풍경. 책방시점을 마주한 첫인상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감싸는 공간에서 붙임성 좋은 고양이 ‘고요’를 어루만지며 책을 읽는 행복한 나른함을 누릴 수 있다.
2019년 문을 연 책방은 ‘질문할 용기, 발견의 기쁨, 관점의 전환’이라는 모토로 그에 어울리는 책을 선별해 소개한다. 강화도에 위치한 만큼 지역 작가와 로컬 콘텐츠를 알리는 책도 마련해 두었으며, 지역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도 만나볼 수 있다.
책방시점에서 즐기는 북스테이는 다락방 특유의 낭만을 느낄 수 있다. 1층의 방 2개와 다락방이 마련돼 있는데, 1층 방은 책방과 맞닿아 편리하고, 다락방은 아늑한 낭만을 더했다. 방에는 침대와 테이블, 의자 정도만 비치해 책에 집중하기 좋은 공간을 연출했다. 방마다 비치된 책과 책방에 전시된 모든 책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어 온종일 책을 읽으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TIP] 평일에 사전 예약 후 방문하면 책 구매 시 드립 커피나 타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약 가능한 요일은 월, 수, 목, 금요일이다.
- 주소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마니산로 101-16
- 이용시간(책방) 수~월요일 11:00~17:00, 화요일 휴무
- 웹사이트https://seejum.modoo.at
책으로 꿈꾸는 시간, 이루라책방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석모대교 인근 신비로운 분위기의 책방이 숨어 있다. 이곳은 작가 부부가 운영하는 이루라책방으로, 영화 <해리포터> 속 호그와트를 모티브로 직접 설계하고 시공했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마법 학교 같은 책방’으로 입소문이 난 이유를 엿볼 수 있다.
책이 날아다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의 책방에 들어서면 마치 마법세계에 빠져드는 기분이다. 책방 벽면은 3층 높이의 책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공중에는 책으로 만든 이색 조명이 달려 있어 저녁 무렵 불이 켜지면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 조명은 이루라책방의 상징 중 하나로 책방 주인장이 직접 디자인한 ‘책 조명’이다.
책방과 함께 운영되는 북스테이 공간 역시 예사롭지 않다. 영화 〈해리포터〉에서 영감을 얻은 ‘9와3/4 비밀다락방’, 소설 〈반지의 제왕〉의 호빗집을 재현한 ‘골든트리숲 호빗하우스’,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글래스 트리하우스’와 ‘루프탑 글램핑북스테이’까지 다양한 테마의 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9와3/4 비밀다락방과 골든트리숲 호빗하우스는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줘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팬이라면 더욱 열광할 만하다. 글래스 트리하우스와 루프탑 글램핑북스테이는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북스테이 이용객에게 추천한다. 글래스 트리하우스는 낮에는 정면 통창으로 석모도 바다를, 밤에는 천장 통창으로 별과 달을 감상하고, 루프탑 글램핑북스테이는 옥상에서 낮부터 밤까지 강화도와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이루라책방은 책방과 북스테이 모두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시간당 한 팀만 받기 때문에 호젓하게 책을 읽으며 쉬어가기 좋다. 책방에서 책방지기가 직접 큐레이팅한 책을 살펴보고 정원에서 휴식하며 가을날의 여유를 만끽해 보자.
[TIP] 책방 이용요금은 1~2인 기준 시간당 22,000원이며 커피와 디저트가 포함된다. 인원 추가 시 1인당 10,000원.
- 주소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황청포구로333번길 27-1
- 이용시간(책방) 매일 11:00~18:00, 사전 예약 필수
- 웹사이트https://leeroora.modoo.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