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테마여행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조회 791 최종수정일 2024-02-13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1

우리에겐 눈으로 읽는 한글과 손끝으로 읽는 또 하나의 한글, ‘훈맹정음’이 있다. 훈민정음이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면, 훈맹정음은 ‘눈먼 이들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가졌다. 훈맹정음을 탄생시킨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선생의 흔적을 찾아 인천 강화군 교동도로 향한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2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가를 찾아

교동대교 개통 이후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교동도에서 송암 박두성 선생 생가를 만날 수 있다. 교동대교를 건너 생가로 향하는 길,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과 농작물이 무르익는 논밭이 정겹다. 조용한 시골길 중간, 바다가 내다보이는 터에 선생의 생가가 자리한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3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4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5

박두성 선생 생가는 2021년 개관됐다. 초가집 형태로 복원된 생가를 중심으로 선생의 흉상, 야외 전시 벽, 6점 점자체계 상징물 등이 조성돼 있다. 초가지붕을 인 생가 내부는 볼거리가 따로 없지만 단아한 한옥 자체로 매력적이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6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7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8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09

“능숙한 목수는 상한 나무도 버리지 않는다. 눈먼 사람들을 위하여 점자가 있으니 이것을 통해 무엇이든 읽을 수 있다.” 바다와 교동대교를 배경으로 선 흉상 앞에 서니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흉상 뒷면에는 노산 이은상이 지은 ‘송암을 추모하며’가 담겼다. 박두성 선생의 호 ‘송암’은 1911년 독립운동가 이동휘 선생이 지은 ‘암자의 소나무처럼 절개를 굽히지 말라’는 뜻이다. 선생은 이 호를 받은 뒤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에 삶을 바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점자판 구멍마다 피땀 괴인 임의 정성 / 어두운 가슴마다 광명을 던지졌소.”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0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1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2

훈맹정음으로 세상을 밝힌 박두성 선생

박두성 선생은 1913년 조선총독부 제생원 맹아부(현 국립 서울 맹학교)에 교사로 취임하기 시작한 후로부터 시각장애인 교육에 전념했다. 그러나 교육은 일어 점자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갈수록 한글 점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당시 한글 점자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맹아 특수학교인 평양맹아학교를 세운 로제타 홀(Rosetta Hall)이 뉴욕 점자를 변형한 한글 점자(평양 점자)를 창안했으나, 널리 사용되지는 못했다. 4점식 점자였던 평양 점자는 초성과 종성의 자음이 구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3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4

“눈이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닫히고 세상도 닫힌다.” 그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장애인이 쉽게 사용하고 배울 수 있는 새로운 한글 점자를 만들기로 마음먹었다. 1920년부터 한글 점자 연구에 착수하고 1923년에는 제자 8명과 조선어점자연구위원회를 비밀리에 조직했다. 일제강점기 시절이었기에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존재했지만, 한글 창제 원리를 탐구하며 한글 점자 연구에 몰입한 결과 1926년 11월 4일 한글 점자 훈맹정음을 반포했다. 이 과정에서 그 역시 과로로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5

훈맹정음은 배우기 쉽고, 점 수효가 적고, 헷갈리지 말아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에 기초해 만들어졌다. 박두성 선생은 <맹사일지>에서도 “점자는 어려운 것이 아니니 배우고 알기는 5분이면 족하고 읽기는 반나절에 지나지 않으며 4~5일만 연습하면 능숙하게 쓰고 유창하게 읽을 수 있소. 어서 바삐 점자를 배워야 원하는 대로 글을 읽게 되는 것이오.”라고 적었다. 그만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6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7

전시 벽에는 훈맹정음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다. 훈맹정음은 6개의 점이 모여 한 칸이 되고, 어떤 점을 돌출시키는지에 따라 63가지의 다른 점형이 생긴다. 각각의 한글 자음과 모음이 어떻게 점으로 돌출되고 글자가 형성되는지를 손으로 만지며 알아갈 수 있다. 손끝의 감각을 살려 점자를 읽어보는 시간, 조금씩 시각장애인들과 공감대가 쌓이는 기분이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8

비장애인도 장애인에게도 의미 있는 여행

시각장애인을 아끼던 박두성 선생을 기리는 공간인 만큼 점자 안내도, 점자 블록 보행로 등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생가 일대를 무장애 숲길, 기념관 등을 갖춘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역사공원까지 완료되면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가 편하게 찾는 역사문화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19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20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21

훈맹정음과 박두성 선생을 테마로 여행을 이어가고 싶다면 인천 미추홀구에 위치한 송암박두성기념관도 추천한다. 선생의 유품과 자료를 전시한 기념관으로 점자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손끝으로 읽는 한글, 훈맹정음 22
  • 주소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상용리 516
  • 이용문의032-934-1000(교동제비집 교동도 관광안내소)
  • 이용시간00:00~24:00
  • 이용요금무료

※ 위 정보는 최초등록일 이후 변경된 사항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자료들을 이용하고자 할 경우에는 공공저작물 관리책임관 및 실무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하여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