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은 없애고 즐거움은 두 배로, 인천 무장애 여행지 4
우리는 여행지에서 낯선 풍경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설레는 하루를 보내곤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즐거운 경험을 걱정으로 시작한다. 유모차나 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는지, 길이 너무 경사지진 않은지, 문턱이 너무 높지는 않은지 말이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이나 고령자, 아이를 동반한 가족 등 이동이 불편한 관광 약자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는 인천의 무장애 여행지를 소개한다.
누구에게나 열린 도심 속 휴식 공간, 해돋이공원

송도 해돋이공원은 고층 빌딩 사이로 단정한 잔디밭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녹지다.
피크닉 즐기기 좋은 그늘막 쉼터와 호수를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 도심 한가운데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봄이면 장미가 만개해 붉은 물결이 일고, 가을이면 곱게 물든 단풍이 운치 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사계절 내내 다른 풍경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 흐르는 평화로운 분위기만은 늘 같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이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사용하는 방문객도,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르신도 불편함 없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주요 진입로에는 단차가 없으며, 매점과 화장실, 도서관, 주차장 등 주요 시설에는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니기 쉽도록 경사로가 마련돼 있다. 각 시설에서 공원 내부로 이어지는 길도 넓고 완만한 경사로로 조성돼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해맞이 동산, 장미원 같은 주요 공간도 휠체어로 오를 수 있도록 포장도로와 난간이 잘 정비되어 있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접근할 수 있고, 걸음이 불편한 사람도 자연을 오롯이 누릴 수 있는 공간. 송도 해돋이공원은 진정한 의미의 ‘모두를 위한 공원’이다.
- 주소인천광역시 연수구 해돋이로 51
- 이용문의032-453-2860
- 이용시간연중무휴
몸으로 배우는 실내 과학 놀이터, 인천어린이과학관
책에서만 보던 과학이 눈앞에서 펼쳐진다면? 인천어린이과학관은 직접 만지고 움직이며 과학의 원리를 체험하는 곳이다. 신체, 자연, 직업, 미래 기술 등 주제별로 전시관이 구성돼 있어, 연령에 따라 관심 있는 분야를 골라 관람할 수 있다.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만들어진 과학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완공 당시 보건복지부로부터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Free)’ 최우수 등급 인증을 받은 곳으로,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관람객도 이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설계되었다.

바깥마당부터 과학관 입구까지는 점자 블록이 이어져 시각장애인의 진입을 돕는다. 현관에는 계단이 없으며, 건물 내부의 기둥, 의자, 전시물 주변에 말랑말랑한 쿠션을 덧대어 충돌 피해를 줄였다. 어린이 안전을 고려해 계단 난간도 낮게 설치했다. 실내 주요 통행로에는 단차가 없고, 엘리베이터 옆에 휠체어와 유모차가 비치돼 있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화장실, 4D 영상관 내 장애인 지정석 등도 갖추고 있다.


전시는 대부분 몸으로 체험하는 방식이다.
언어 설명에 의존하지 않아 외국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인체마을’에서 심장, 폐, 소화기관 등의 거대 모형을 직접 보고 만지며 신체 구조를 익히고, ‘비밀마을’에서 자율주행차, 전기를 만들어내는 횡단보도, 뉴진스 노래에 맞춰 춤추는 로봇 댄스팀 등 미래 기술을 이용한 전시물을 만나보자.
[TIP]
-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 현장 발권 불가 (온라인 예약이 어려운 경우, 현장에 방문하면 스마트폰으로 예약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음, 결제는 카드나 계좌이체로 가능)
- 엘리베이터 옆 휠체어, 유모차 구비됨, 전시관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
- 주소인천광역시 계양구 방축로 21
- 이용문의032-456-2500
- 이용시간화~일요일 09:00~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웹사이트www.insiseol.or.kr
바다를 따라 걷는 무장애 관광지, 월미문화의거리

월미문화의거리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해안 관광지다. 레트로 감성의 오락실, 초상화를 그려주는 거리의 화가들,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 기념품 가게와 길거리 음식까지 걷는 내내 볼거리와 먹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월미문화의거리에서는 누구나 불편함 없이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주요 보행로는 넓고 평탄한 데크길로 되어 있어,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도 바다를 가까이 즐기기 좋다.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촉지음성안내판은 현재 위치나 방향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좀 더 편하게 월미도를 둘러보고 싶다면 ‘월미바다열차’를 이용해 보자.
섬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도는 모노레일로, 약 42분 동안 월미도와 인천 바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월미문화의거리역, 박물관역, 월미공원역, 월미바다역에서 승하차 가능하고, 각 역사에는 엘리베이터와 장애인 화장실이 있다.
객차에는 휠체어 전용석 3석과 고정용 벨트가 마련돼 있어 안전하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월미공원도 추천한다.
이곳에는 가파른 경사 없이 완만한 데크길이 이어지는 ‘무장애 나눔길’이 있어 누구나 천천히 숲길을 오를 수 있다.
길 중간에는 전동휠체어 충전기도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인천항과 서해, 공항 활주로까지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TIP]
- 월미도관광안내소에서 신분증 맡긴 후, 휠체어와 유모차 최대 2시간 대여 가능 (전동 휠체어 급속 충전기 구비됨)
-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월미로 252
- 이용문의032-764-0842
- 이용시간연중무휴
- 웹사이트www.icjg.go.kr/
옛 성곽을 품은 역사문화 공간, 계양산성박물관

계양산 자락에 자리한 계양산성박물관은 한국 산성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소개하는 공간이다. 고대에 축조된 계양산성의 흔적을 토대로 성곽의 구조와 기능,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삶까지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박물관 내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눈에 띈다. 일단,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에서 박물관 1층까지 엘리베이터로 바로 연결된다. 관람 동선은 단차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며, 내부 공간도 휠체어나 유모차가 움직이기 충분할 만큼 여유롭다. 장애인 화장실과 엘리베이터도 층마다 있어 누구나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박물관은 고대 성곽의 구조와 기능,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산성을 중심으로 펼쳐진 방어 전략 등을 다양한 유물과 디지털 자료로 소개하고 있다. 인근에는 실제 계양산성 유적이 남아 있어 관람 후 주변을 산책하며 고대 유적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산악 지형이 많은 한반도에서는 산성을 활용한 방어가 오랜 시간 이어졌고, 계양산성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지리와 역사, 전통적인 방어 전략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공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즐기기 좋은 체험도 다양하다. 산성 쌓기, 토기 퍼즐, 탁본 체험 등 손으로 직접 해 보는 활동을 통해 성곽 유적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트릭아트 포토존에서는 사진을 찍는 재미도 더해져, 박물관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 주소인천광역시 계양구 계양산로 101
- 이용문의032-450-8313
- 이용시간화~일요일 09:00~18: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무
- 웹사이트museum.gyeyang.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