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가 추천하는 연말 인천 여행지 5
연말특집 여행작가가 추천하는 연말 인천 여행지 5
빛이 호위하는 수변 산책로, 물 위를 미끄러지는 밤의 보트, 갯벌 너머 지는 오렌지빛 석양.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 인천에서 찾을 수 있는 장면을 묶으니 단어 하나, ‘아름다움’만 남았다. 빛과 석양, 조명으로 엮은 인천의 연말 풍경을 고이 담아 당신에게 인천 여행 초대장을 보낸다.
여행작가 이수린 겁 많고 잠은 더 많지만, 걸어 나간 만큼 세상이 넓어진다고 믿는 여행 기자. '서울신문' 여행 지면, 여행문화월간지 'ts매거진', 인하공업전문대학 계간지 '원점메아리' 등에 기고했으며, 현재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여행 사이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비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빛이 이끄는 수변 산책로, 계양아라온 빛의 거리
“빛나는 무언가를 보면 가만히 소원을 빌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 마음인 것 같아요. 계양아라온에서 수변 산책로를 걸으며 새해 소원을 미리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요?”
계양아라온 빛의 거리는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인 경인아라뱃길 중 계양구 내 7km 구간, 계양아라온에 조성된 야경 명소다.
물길 따라 각양각색 조명이 빛나는 정경이 아름다워 2024년,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가 주관한 ‘인천 9경’에 선정됐다.
인천 지하철 1호선 계양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자리한 거리는 계양대교 북단 황어광장부터 남단 귤현프라자까지 이어진다.
황어 조형물이 우뚝 선 황어광장을 지나면, 꽃 조명이 한들거리는 수변 산책로, 한옥 처마 선이 수려한 누각 수향원이 나타난다.
"정해진 목적지가 없다는 게 산책의 묘미잖아요. 빛살을 받은 강물이나 마음에 드는 조형물 앞에서 밤 산책의 낭만을 즐겨보세요.”
걸음은 계양대교 남단으로 이어진다.
RPG 게임에서 볼 법한 아름드리 판타지 트리, 미디어파사드를 볼 수 있는 미디어 큐브가 나타나 산책길이 지루하지 않다.
그네와 시소 등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놀이터, 산책 후의 허기를 채워줄 푸드트럭도 소소한 즐길 거리다.
- 주소인천광역시 계양구 장기동 109-1
- 전화032-450-4105
- 운영시간00:00~24:00, 연중무휴
- 웹사이트www.gyeyang.go.kr
낭만 가득한 밤, 송도센트럴파크
“해가 졌다고 여행을 멈출 필요는 없죠. 밤이어서 더 빛나는 여행지도 있으니까요.”
한국 최초로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해수 공원, 송도센트럴파크는 인천 제일의 야경 명소다.
1.8km 수로 따라 산책하기, 자전거 타기, 보트 타기, G타워 전망대(인천경제자유구역청 홍보관 33층)에서 야경 감상하기 등 공원 풍경을 향유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물길 위에서 바라본 공원은 지상에서 마주한 것과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코마린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 초승달 모양 ‘문 보트’, 동화 속 신데렐라가 탄 마차 모양의 ‘신데렐라 보트’, 6명 정원의 ‘패밀리 보트’ 등 다양한 보트를 탈 수 있어요.”
어둠이 내린 밤, 색색의 불을 밝힌 보트가 물 위를 미끄러지는 모습이 퍽 낭만적이다.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 도보 25분 거리의 웨스트보트하우스는 수상택시를 탈 수 있는 선착장.
세 개의 사발 모양 건물이 독특한 문화예술공간인 트라이보울을 지나 송도한옥마을 부근에서 되돌아오는 왕복 코스로, 물길을 유유히 가르며 송도의 겨울밤을 만끽할 수 있다.
- 주소인천광역시 연수구 컨벤시아대로 160
- 전화032-456-2860
- 운영시간00:00~24:00, 연중무휴
- 웹사이트www.insiseol.or.kr
검은 갯벌 너머 지는 석양, 마시안해변
“어떤 풍경은 입가에서 말을 지우는구나, ‘장엄하다’라는 말로는 턱없이 부족하구나. 마시안해변에서 검은 갯벌 너머로 지는 해를 볼 때 한 생각이에요.”
영종도 남서쪽에 자리한 마시안해변은 수도권에서 가까운 일몰 명소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차로 20여 분만 가면 3km에 달하는 긴 모래사장을 품은 해변이 나타난다.
해변이 본연의 매력을 드러내는 순간은 썰물 무렵, 바닷물이 빠진 자리에 물기 머금은 갯벌이 펼쳐질 때다.
한 해에 작별을 고하는 이맘때, 해변의 정취는 더욱 특별하다.
고운 모래사장을 자분자분 걷다가 수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과 오렌지빛 하늘을 볼 수 있기 때문.
노을빛 하늘부터 조름섬 너머로 넘어가는 석양까지, 올해의 마지막 장면으로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가득 얻어갈 수 있다.
“근처 카페거리에서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데, 해변에서 도보 8분 거리의 오션 뷰 카페 C27다운타운이 ‘일몰 맛집’으로 유명해요. 통창이 있는 2층 창가 자리나 바다가 코앞인 테라스석이 명당이에요.”
- 주소인천광역시 중구 마시란로 118
- 전화032-760-8872
- 운영시간00:00~24:00, 연중무휴
영롱한 빛으로 물든 거리, 만수천 빛의 거리
집순이의 마음은 집순이가 아는 법.
“집에서 멀리 가기는 귀찮지만, 연말 분위기를 소소히 느끼고 싶은 남동구 주민분들께 추천하고 싶어요. 남동구 원도심 지역인 만수복개천 일대가 빛의 거리로 단장했거든요.”
올해 마지막 날까지 열리는 ‘만수천 빛의거리’ 이야기다. 야간 경관 개선을 위해 조성한 거리 덕분에 남동구가 영롱한 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2023년에는 만수복개천과 서창2지구 회전교차로, 간석동 향나무쉼터, 애향어린이공원에 야간 조명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올해는 만수3지구까역이 더 넓어졌다.
빛 축제가 한창인 남동구의 밤은 낮만큼 눈부시다. 머리 위 터널에서 별이 총총하고, 앙상한 나무도 오색 전구로 이불을 덮었다.
“중심이 되는 곳은 만수복개천 공영주차장이에요. 주차장을 따라 왕복 2km 길이에 색색의 조명과 다양한 포토존을 두었어요.”
1공영주차장과 2공영주차장 사이에선 12m 크리스마스트리와 나란히 선 빛의 터널 두 개가 방문객을 환하게 맞이한다.
2공영주차장과 3공영주차장 사이의 민들레 꽃밭과 보름달 포토존에서도 사진이 잘 나온다.
- 주소인천광역시 남동구 만수동1003(만수복개천 공영주차장 일원)
- 전화032-453-2143
- 운영시간17:00~22:00
인천 대표 해넘이 명소, 정서진
“강원도 강릉에 해돋이 명소 ‘정동진’이 있다면, 인천에는 해넘이 명소 ‘정서진’이 있어요. 매일 보는 해지만, 연말의 석양이 주는 느낌은 남다르잖아요. 오늘의 자신을 소진하고 지는 해를 보며 한 해를 무사히 지나온 자신을 격려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 광화문에서 정서 쪽에 있다고 하여 정서진이다.
GPS로 좌표를 측정한 결과, 경인아라뱃길과 서해가 만나는 지점이 정서 쪽 땅끝임을 확인하고 이곳에 정서진 표지석을 세웠다고.
유독 인파가 붐비는 곳은 정서진의 포토존인 노을종. 서해안 조약돌을 형상화한 12m 높이 조형물 가운데 종 모양 구멍이 뚫려 있다.
노을종 중앙에 불그스름한 해가 걸린 모습은 짙은 여운을 남긴다.
정서진에서 도보 6분 거리의 경인아라뱃길 아라타워 전망대는 또 다른 일몰 포인트다.
“타워 23층, 지상 76m 높이에서 정서진부터 영종대교, 서해 갯벌까지 일대 풍광이 시원스럽게 내다보여요. 입장료가 무료이고, 밤 9시까지 문을 여는 만큼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어요.”
- 주소인천광역시 서구 정서진남로 95
- 전화032-560-5930
- 운영시간00:00~24:00, 연중무휴
- 웹사이트www.seo.incheo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