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를 불러오는 곳, 한옥호텔 경원재

이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전시관인가? 고급음식점? 아무튼 아름답네!
이런 생각들 한번쯤을 해봤을 듯 하다. 바로 이곳이 한옥호텔 경원재다.

지난 2015년 문을 열었고, 각 공정마다 최고의 장인들이 참여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주요 건축 양식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해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최기영 대목장은 우리나라 목부재 중 가장 품질이 좋다는 영동지방 목재를 하부재로 사용해 건축물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명 사찰들의 옻칠을 담당한 바 있는 김성호 명장은 전통 옻칠 기법으로 한옥 호텔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국보급 문화재 보수공사에 참여해온 우리나라 유일의 번와장(지붕의 기와를 잇는 장인) 이근복 번와장은 전통 번와 기법을 사용해 호텔의 곡선미를 살렸다. 이에 임충휴 칠기 명장의 나전칠기 가구가 호텔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한옥의 전통미를 배가시키고, 가풍국 명장의 소박하면서 정감미 있는 전통 창틀이 편안한 실내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다.
들어서는 입구. 여느 호텔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경원재는 사람을 압도하는 거대하고 육중한 건물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2층 정도 높이의 나지막한 한옥집들이 고풍스럽게 펼쳐져 있다. 기와지붕이 그리는 곡선미와 전통담장의 직선미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루며 따뜻하고 포근하게 손님을 맞이한다.
전통미와 현대적 편리함의 절묘한 접목. 이 말보다 경원재를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이다. 객실 내부는 차분하고 정숙한 절제의 미로 꾸며진 동시에 손님의 편의를 위한 현대적인 호텔 시설로 가득 차 있다. 한지로 된 벽지, 고풍스런 고가구, 전통 실내 장식은 한옥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과 아늑함을 안겨주고, 편백나무 대형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몸을 담그면 내가 선비인 듯 지금이 조선시대인 듯, 행복한 상상이 머릿속 가득해 지면서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기게 된다.
숙소 밖으로 나오면, 한옥호텔의 특성에 맞게 전통을 좀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우선 호텔 건축에 참여한 명장들의 솜씨를 가깝게 볼 수 있는 ‘스탬프 투어’ 코스가 있다. 경원재 현판, 홍매화공작도, 목재 창호, 천연 옻칠, 한식 그을림 기와, 최기영 대목장의 건축, 일월오봉도 각각에 명장 7인의 숨결이 담겨 있다고 하니, 하나하나 스탬프를 찍어가며 그 모습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선시대 왕과 왕족이 입었던 궁중한복도 입어볼 수 있으니 가족끼리, 연인끼리 멋진 추억을 만들기에 좋다. 마당에 놓여있는 투호, 제기차기, 윷놀이 등의 전통 놀이기구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 된다.
맞은편에는 달을 품은 연못이란 뜻의 함월지가 있다. 소원을 빌고 항아리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니 의미 있는 추억을 쌓아보자.
경원재 전체에 걸쳐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가 꾸며져 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매화나무와 수령 100년의 팽나무가 심어져 있는 산책로를 따라 경관을 감상하며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느 샌가 비움과 사색을 경험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통을 즐기느라 배가 출출해 졌다면, 궁중요리를 맛볼 수 있는 한식당 ‘수라’에 들어가 보자. 전통 상차림과 각종 단품요리들이 있고, 전국 8도의 전통주와 전통차가 준비되어 있으니 식도락의 즐거움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다.
경원재는 아름다운 한옥의 정취를 온몸으로 느끼며 한반도의 시간 속을 거닐다 올 수 있는 공간이다. 경원재라는 이름은 인천의 옛 명칭인 ‘경원부’에서 따온 것이고, 경원부는 ‘경사를 불러오는 고을’이라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항아리에 동전도 넣었고 몸과 마음도 비움과 사색을 경험했으니, 왠지 경원재를 다녀간 후에는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 생기지 않을까.
  • Tip 1.

    한옥호텔 경원재. 객실 209,000~1,100,000원/1박
    한식당 수라. 일품요리. 20,000~110,000원. 코스요리 33,000~125,000원

  • Tip 2.

    송도 센트럴 파크 안에 자리 잡고 있어 산책, 조깅, 수상택시 등의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