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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근대문학을 만나다, 한국근대문학관

인천에서 근대문학을 만나다 한국근대문학관 근대문학관이라는 이름답게 문학관의 생김새도 근대건축물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인천은 1883년 개항 이후 근대문화가 집중적으로 들어온 통로였다. 당시 운송물을 보관했던 개항장의 창고를 보존 및 리모델링한 건물이 지금의 한국근대문학관이다.

유리 벽면을 종이 삼아 박두진의 시 「향연」이 새겨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박두진 시인은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교과서에도 소개되어 익숙한 ‘청록파’의 일원으로 유명하다. 벽면에 박두진 시인의 시가 쓰여 있는 걸 보니 아마도 청록파와 관련한 전시가 있는 모양입니다.
한국근대문학관 유리창에 붙은 글의 내용은 매 기획전시의 주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전까지는 영화 <동주>로 다시 한 차례 환기된 바 있는 윤동주의 「서시」가 쓰여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한국근대문학관으로 들어가 보자.
문학관에 들어가면 좌측은 ‘기획전시실’, 우측은 ‘상시전시실’로 나뉘어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매번 새로운 주제의 기획전시가 설치되며, 상시전시실은 한국근대문학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상시전시가 설치되어있다. 먼저 기획전시실을 들러보자.
지금은 <두근두근 청록집>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청록집』은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세 시인의 합동 시집이다 청록파 시인인 박목월, 조지훈, 박두진 시인을 주제로 한 전시물이 눈에 띠는데, 이 전시는 고등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을 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한국근대문학관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 <문학관에서 큐레이터가 되어 보자!>에 참여한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 한국문화콘텐츠고등학교 학생 20명이 『청록집』을 함께 공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시를 기획한 것이 이번 <두근두근 청록집>이라고 한다.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포착된 문학전시라서 그런지 유쾌한 대목이 많다. 어떤 전시기획자가 박목월과 “썸”을 탈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문학은 지루하고 참여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학생들의 재밌고 친근한 전시를 접하니 생각을 달리하게 된다. 문학 교과서를 통해 늘 배우기만 했던 학생들이, 교과서에서만 본 위대한 작가들을 직접 연구하고 해석하여 내놓은 결과물 무척 색다르다.
이제 상설전시관으로 이동해보자. 상설전시관은 총 1층과 2층으로 이뤄져있다. 근대계몽기(1894~1910)에서 해방기(1945~1948)까지의 한국근대문학의 역사적 흐름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잡지 형태로 전시를 배치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방대한 근대문학의 역사가 한눈에 쏙 들어온다.
전시는 단지 눈으로 보는 것뿐만 아니라, 듣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제공하고 있었다. 「엄마야 누나야」, 「진달래꽃」 등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김소월 시인의 시를 엮은 1949년 시집 『소월시초』가 눈에 띈다.
정말 그 시절 시집을 똑같이 재현해냈다. 안의 내용을 직접 펼쳐서 읽어볼 수도 있다. 「진달래꽃」도 실려 있다.
전시실 한쪽에 큰 벽이 하나 보이는데, 벽에는 말 그대로 ‘근대문학의 주역들’이 빼곡하게 그려져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도 많이 눈에 띈다. 이광수, 염상섭, 이상, 박태원, 백석, 윤동주, 강경애 등... 한번쯤은 보고 들었을법한 작가들이 모두 모여 있다. ‘한국근대문학관 어플’을 설치한 뒤, 관심 있는 작가의 이름에 휴대폰을 가까이 가져가면 해당 작가의 정보가 휴대폰으로 전송된다. 좋아하는 작가의 연보를 골라보는 재미까지,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스마트한 전시이다.
벽을 지나면, 곧 옛날 매표소가 눈에 들어온다. 안을 들여다보니 정말 영화가 상영 중이었다. 비록 “암표는 사지도 팔지도 맙시다” 라는 경고가 적혀있지만 영화 관람은 사실 무료이다.
이날 상영한 영화는 아동문학가 현덕의 『남생이』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었다.
문학은 눈으로 읽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동원하여 문학을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배치들이 인상적이다.
2층은 특집 코너로 ‘인천의 근대문학’과 ‘핫 이슈-한국근대대중문학 편’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배치되어있다. 인천이 어떤 문학인을 배출했으며, 근대문학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그 면면을 살필 수 있는 정보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TV화면을 통해 인천의 문학연구자, 소설가들이 들려주는 인천의 문학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그 옆에는 책들이 꽂혀있는데, 대개 인천과 관련 있는 작품들이 선정되어있다. 책을 꺼내어 앉아서 읽는 분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생각 외로 많은 근대작가들이 인천에서 자랐거나, 인천을 그렸다는 데 놀랐다. 교과서에서도 실려 익숙한 「바다와 나비」의 시인 김기림도 인천을 그리는 시를 썼다고 한다. 「길에서-제물포 풍경」이라는 제목의 시인데, 기차, 인천역, 조수, 고독, 이방인, 밤 항구, 파선, 대합실이라는 소제목으로 당시 제물포의 풍경을 한 폭의 그림처럼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그밖에 인천과 관련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 연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놓은 그래픽 전시, 연애 및 탐정소설과 같은 당대의 대중문학을 소개하는 전시 등등 알찬 볼거리들로 구성되어있다.
전시를 모두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그 앞에 놓인 ‘도전! 문학사 퀴즈?!’가 발길을 붙잡았다. 재밌는 문학 퀴즈를 풀어보면서 떠나기 전에 오늘 본 전시를 복습해보는 건 어떨까? 전시장 바깥에는 관람객들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문학작품들이 준비되어있다.
기획전시정보 및 찾아오는 길은 한국근대문학관 홈페이지(http://lit.ifac.or.kr/index.php)를 참조하면 된다. 흥미로운 문학 기획전시와 한국의 근대문학을 오감을 통해 다양하게 체험해볼 수 있는 한국근대문학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꼭 한번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