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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깊이가 차이 나는 인천 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 버스로 갈수도 있고 운전을 해서 갈 수도 있겠으나, 지하철을 타고 갈 것을 권한다.
인천행 1호선 열차를 타고 마지막 정거장까지 가면 된다. 바로 전 정거장인 동인천역까지 빠르게 가는 급행열차가 있다.
하지만 급행열차가 먼저 오더라도 그냥 보내주자. 느리게 모든 정거장을 정차하는 일반열차를 타고 가자.
한적한 열차 안에서 인천의 풍경을 즐겨보자. 서울의 지하철과는 다르게 오래가도 지루하지 않다.
어두운 지하가 아니라 지상으로 가는 열차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변화하는 인천의 풍경을 창 너머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느긋하고 여유롭게 느림을 즐기며 인천 차이나타운에 가자.

인천역에 도착하면 허겁지겁 밖으로 서둘러 나가지 말고 기차가 가던 방향으로 걸어가보자.
그러면 선로가 끝나는 지점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어디까지 걸어갈 것인지, 내 길의 끝은 어디쯤일 지 생각해보게 하는 선로 끝 풍경을 볼 수 있다.

이제 개찰구 밖으로 나가자. 인천 차이나타운이 어디인지 누구에게 묻거나, 스마트 폰을 켜서 지도를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
인천역 문을 나가면 바로 길 건너에 이곳이 차이나타운을 알리는 커다란 패루가 서있기 때문이다.
패루는 마을 입구에 세우는 탑 모양의 중국 전통대문이다.
차이나타운에는 총 3개의 패루가 설치되어 있다.
첫 번째는 지금 보고 있는 인천역 건너편에 있는 "중화가"이고,
두 번째는 한중문화원 입구에 있는 "인화문",
세 번째는 자유공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선린문"이다.
이 패루들은 인천 차이나타운의 세 꼭지 점에 위치해 있다.
패루를 모두 보게 된다면 차이나타운을 전부 둘러본 것이 되겠다.
길을 건너 중화문을 들어서면 그곳에서 패루와 인천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겨보자.
인천 차이나타운에 왔음을 대표할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언덕이 보인다. 다소 길어 보일 수 있으나 걸어보면 완만하고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언덕이다.
천천히 양쪽에 있는 중국 상점들, 음식점들을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언덕 끝에 도착하게 된다. 왼쪽으로 가도 되고 오른쪽으로 가도 된다.본격적으로 차이나타운이 시작되는 곳이다.
오른쪽으로 가면 대한민국 짜장면의 원조집인 ‘공화춘’ 건물을 만나게 된다. 한국 사람치고 짜장면을 안 먹어본 사람이 있을까. 짜장면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짜장면은 특히 한국인이 어렸을 때 최고로 선호하는 음식이다. 어른이 되면 매콤한 짬뽕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어릴 적에는 달콤하고 고소하고 촉촉한 짜장면이 입맛에 맞는다.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짜장면에 대한 기분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 한국식 중국 음식인 짜장면을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 바로 ‘공화춘’이다. 짜장면은 중국식 된장을 면에 비벼먹던 ‘작장면’이라는 중국 음식을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좀 더 달콤하고 촉촉하게 변형시켜 만든 음식이다. ‘공화춘’은 현재 폐업해 존재하지 않는다. 옛 공화춘 건물은 현재 짜장면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짜장면 박물관에 들어가 보면 짜장면과 관련된 다양한 모습과 내용들을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내가 좋아했던 짜장면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곳이니 꼭 한번 방문해보자.
짜장면박물관을 나와 조금 걸으면 중국풍 양식으로 지어진 한중문화관이 나온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문화 등을 비교해 볼 수 있고 중국차 시음, 중국의상 입어보기 등의 체험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중문화관 앞에는 두 번째 패루 인화문이 서있다.
한중문화관을 나와 언덕을 올라가면 삼국지 벽화거리가 나온다. 중산학교 담장에 그려져 있는데 그 규모가 상당하다.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등 잘 아는 내용이 반갑다. 내용과 함께 그림도 훌륭하게 그려져 있다. 그림과 글을 보며 천천히 거리를 걷다보면 나도 모르게 삼국지에 빠져들게 된다.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은 불후의 고전 역사서인 이유가 있다. 의리, 배신, 파괴, 사랑, 미움, 전략 등 인간의 모든 인생이 함축적으로 담겨있는 거리이다.
조금 더 걸으면 초한지 벽화거리가 나오고 마지막 패루인 '선린문'이 등장한다.
동시에 나도 모르게 꽤 높은 곳으로 올라 왔음을, 인천이 항구임을 알 수 있게 하는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계단을 천천히 내려오면 처음 출발했던 언덕 위 그 장소다. 출출하면 인천 차이나타운의 대표음식 짜장면을 먹어보자. 차이나타운에 있는 중국집들은 모두 저마다 각각의 개성 있는 짜장면을 내놓는다. 직접 춘장을 담그는 집도 있고, 고기를 사용하지 않고 야채와 콩으로만 만드는 집도 있고, 하얀 짜장면을 내는 집, 물기 없는 짜장면을 내는 집 등 다양한 짜장면이 인천 차이나타운에 존재한다. 그 역사가 시작된 곳에서 먹는 짜장면은 여행의 보람과 의미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역시 일반열차를 타고 느리게 여유롭게 돌아가자.
내일부터는 보다 여유 있게 일상을 펼쳐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 Tip 1.

    여유가 있다면 가까이 있는 개항장 거리, 송월동 동화마을 거리, 신포시장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차이나타운과는 또 다른 분위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 Tip 2.

    짜장면의 원조 공화춘은 없어졌지만 그와 가장 비슷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신승반점을 가면 된다.
    공화춘을 설립한 화교 고 우희광씨의 외손녀가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 Tip 3.

    인천 차이나타운 거리에는 다양한 중국식 만두를 팔고 있다. 현장에서 맛보는 것이 맛은 가장 좋겠으나,포장을 해서 저녁때 집에 도착해 하루의 여행을 떠올리며 먹는 것도 좋지 않을까.

  • Tip 4.

    기왕 여행을 계획했다면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 시기에 맞춰 간다면 한중 O/X퀴즈, K-POP댄스공연, 자장면 빨리 먹기대회, 중국체험행사 등 더 흥미로운 차이나타운 나들이가 될 것이다. ‘인천-중국의 날 문화축제’는 매년 6월경 한중문화원을 중심으로 차이나타운 일대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