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이 뜨는 섬 자월도
자월도의 유래 조선 인조 때, 관가에 근무하던 이 하나가 귀양을 왔다. 타지에서의 첫 번째 밤에 그는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보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자 달이 붉어지며 바람이 일고 폭풍우가 몰아쳤다. 그는 하늘도 자신의 억울함을 알아준다며 섬의 이름을 달이 붉어졌다는 뜻의 자월도라 지었다고 한다.
이동경로 요약
인천연안여객터미널→(대부고속훼리5호 웨스트그린호)→자월도,자월도→(대부고속훼리5호 웨스트그린호)→인천연안여객터미널

인천연안여객터미널 홈페이지 : http://www.icferry.or.kr/

붉은 달을 보기 위해서는 하루를 머물러야 할 것 같아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여러 개의 해변에서 캠핑이 가능하니 각자의 성격에 맞는 장소를 선택하면 된다.

장골해변 : 선착장과 가깝고 개수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갖춰졌으며 매점과 식당도 가깝다. 하지만 밤에는 주점을 겸한 식당 등에서 소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
큰말해수욕장 : 선착장에서 거리가 조금 있지만 무난한 편이다.
별난금해변, 진모래해변 : 사유지와 얽혀있고 언덕을 넘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조용히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사유지에 허락을 받아 별난금해변 근처에 숙영지를 정하기로 했다.
인천항에서 출발해 한 시간여를 지나고 자월도 선착장에 내리니 이름에 걸맞는 붉은색 반원형의 조형물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선착장을 지나 왼편 아스팔트길을 걷는다.
넓게 펼쳐진 하늘과 걷는 내내 옆에 바다를 둘 수 있다는 것은 섬트레킹만의 장점이 아닐까.
가끔 능선을 오르다보면 조망이 터지는 곳이 있다.
산과 바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섬 여행만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살짝 언덕길이라 오르는 동안 땀이 났지만 눈에 보이는 풍경들 때문에 모든 것이 보상이 되는 느낌이었다.
목적지인 해안가에 도착해서 모래사장에 글씨를 남기는 장난도 쳐본다.
여행이라는 것은 평상시에 해보지 못하는 여러가지 행동들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시간인 것 같다.
그 자유로움에서 휴식과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을의 강아지도 외지인이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섬 여행을 다니다 보면 강아지들을 자주 만나는데 섬마을의 여유로움이 동물에게도 머금어 있는지 순하고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모습이 무척이나 신기하다.
해변 위쪽 잔디밭에 각자의 잠자리를 마련해본다.
어느새 옹기종기 작은 마을이 형성 된다.
알록달록 각자의 개성이 한곳에 어우러져 예쁜 풍경을 만들어낸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근처 산책에 나서 본다.
혼자 떠날 때의 여유도 좋지만, 일행과 함께 할 때의 유쾌함도 좋다.
자월도는 경사가 급하지 않고 길이 험하지 않아서 걸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기에 편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한적한 섬 마을을 함께 걸어보는 걸 추천한다.
산책을 마치고 오니 어느새 노을이 지기 시작한다.
붉은 달을 만나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된다.
달 뿐만 아니라 지는 해조차도 너무나도 아름답다.
노을이 아름다운 서해 섬 만의 특권을 한껏 누려본다.
조금씩 날이 어두워지자 각자의 텐트에 불이 밝혀진다.
대낮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자월도에는 대체적으로 민박이 많지만 기회가 된다면 캠핑을 반드시 해보는 걸 추천한다.
이런 멋진 풍경 속에서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건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감동이다.
랜턴을 밝히고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더 어두워 지기를 기다린다.
오손도손 오고 가는 작은 목소리의 대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형광등이 아닌 랜턴의 노란 불빛도 따뜻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다.
불빛 아래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완전히 날이 어두워졌다.
밤하늘은 도시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까맣게 어두웠으며 그 속에 박혀있는 작은 별들은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빼곡했다.
평상시 보는 별보다 훨씬 더 밝고 훨씬 더 많았다.
인천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섬임에도 불구하고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밤하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저 멀리 달빛이 보인다.
이름처럼 붉은빛이 아니어도 이미 상관이 없어졌다.
바로 이 장소에서, 바로 지금, 이렇게 밝게 떠오른 달과 별은 일상에 지친 우리를 위로해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음날, 우리를 자월도에 내려 준 배에 다시 오른다.
아름다운 섬마을에 더 머무르고 싶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
반면에 휴식의 시간을 가졌으니 더욱 더 힘을 내서 일상으로 복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먼 옛날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며 붉게 물든 달.
이번 여행에서도 모두에게 위안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래본다.